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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이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함정은? [이꽃들의 36.5℃]

[비즈엔터 이꽃들 기자]

▲SBS 일반인 출연 리얼리티 '달콤한 나의 도시'(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여자들 훔쳐보기 몰카인가요.” 한 시청자의 반응이다. “‘짝’보다 더 한심한 프로그램이다.” 한 네티즌의 비판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복잡한 감정이 든다는 서른즈음, 여자들은 수십가지 고민을 안고 산다…이 프로그램은 드라마로만 보아온 바로 그 이야기를 대본 없는 리얼리티로 보여주고자 한다. 주인공은 2014년 현재, 실제로 우리와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4명의 서른 즈음 여자들이다. 청춘의 끝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서른 즈음 여자들의 진짜 이야기! 그녀들의 은밀한 일상 속에 보여지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거창한 기획의도를.

바로 20대~30대 변호사, 헤어 디자이너, 영어강사, 회사원 등 여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SBS ‘달콤한 나의 도시’다. 제작진의 기획의도는 정말 프로그램에서 잘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룸메이트’, MBC ‘나 혼자 산다’ 등 연예인과 그의 가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홍수다. 출연자의 자살로 막을 내린 SBS ‘짝’ 이후 주춤하던 일반인 출연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달콤한 나의 도시’처럼 속속 제작되고 있다.

한 시청자와 네티즌의 지적처럼 최근 들어 다시 쏟아지는 일반인과 연예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은 채 말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본래 1980년대 미국 방송에서 개발한 장르로 다큐멘터리와 오락성이 있는 드라마, 코미디, 쇼, 예능 등을 시청자 구미에 맞게 혼합한 것이다. 최근 일반인이 출연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적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포맷이라 진화를 거듭하며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 열기와 달리 국내외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쓰레기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한다. “리얼리티 TV는 TV에 전시되는 개인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앗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을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인체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립범죄행동학교 연구원 올리비에 라작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다.

왜 그런 것일까.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100% 리얼”이라는 리얼리티를 강조하며 출연자의 인권과 인격, 진실 보다는 자극적이고 볼거리 위주, 즉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내용을 극대화하는데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시청률을 위해서 자극과 선정성, 훔쳐보기를 확대재생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날 것 그대로, 100%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진실로 받아들이며 반응을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출연자의 행태에 일희일비하며 찬사와 비난을 쏟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100% 리얼’ 이라는 표현은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위한 술수적 표현에 불과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구성과 촬영 그리고 편집이라는 인위적인 과정을 거친 재현(representation)과 구성물에 지나지 않는다. 100% 사실과 거리가 먼 것이다. 맥락은 거세된 채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위한 내용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리얼리티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무차별적 자극성 등을 배가시킨다. 이 때문에 출연자나 시청자에게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쏟아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짝’에 출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모씨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도 벌어지는 것이다. 쏟아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경쟁 상황에서 제작진과 출연자, 그리고 시청자는 알아야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숨겨진 함정을, 그리고 그 함정의 파장 역시 엄청나다는 것을.

이꽃들 기자 flowersl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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