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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배우 황정민, 성공 원동력은? 연기력과 밥상![배국남의 스타성공학]

[비즈엔터 배국남 기자]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항상 마음속에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는데 하나님께 가장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가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 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의 감동적 수상 소감이다.

“배우는 연기로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연기에 늘 고민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진심이 없으면 연기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울고 웃고 즐거워할 때 표정들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관객들은 그런 것들을 모두 다 안다.” 황정민이 인터뷰에서 연기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한 대답이다.

두 마디의 말은 지난 1월 6일 화제와 논란 속에 꿈의 흥행숫자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 주연 황정민의 탄탄한 성공의 원동력을 알려주는 단초다. 배우로서의 승패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연기력이다. 스크린 너머의 관객을, TV 화면 너머의 시청자를 연기 하나로 몰입하게 하고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는 연기력을 갖춰야 배우로서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물론 마케팅과 이미지의 힘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스타가 될 수 있지만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스타는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 황정민은 사극에서부터 액션, 멜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몇 안 되는 배우다. 또한 부패 형사에서부터 순진한 시골 총각까지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연기자로 평가받는다.

▲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능수능란한 팔색조 연기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생을 표출하는 연기가 무작정 좋아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 재수 시절인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 신인공모에 합격해 우미관 지배인 역으로 데뷔해 연기자로서 대중과 처음 만났다.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관객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특히 뮤지컬 ‘지하철 1호선’(1994년)은 황정민에게 대중적 존재감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의 기본과 자세를 일깨워준 작품이다.

연극과 뮤지컬을 떠나 2000년대 접어들면서 영화에 전념했다. 오디션에 적극적으로 응하며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로드무비’(2002) ‘바람난 가족’(2003) ‘마지막 늑대’(2004) ‘너는 내운명’(2005) ‘사생결단’(2006) ‘검은집’(2007)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 ‘오감도’(2009) ‘부당거래’(2010) ‘평양성’(2011) ‘댄싱퀸’(2012) ‘전설의 주먹’(2013) ‘국제시장’(2014) 등 2000년대 들어 매년 1~4편의 성격과 장르가 다른 영화에 출연하며 캐릭터와 연기력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러면서 안성기,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의 뒤를 잇는 연기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수많은 관객, 기자와 영화평론가, 그리고 감독과 연출가들이 ‘황정민=연기파 배우’라는 등식을 인정한다. 빼어난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20대에서부터 70대까지 연기해 황정민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제시장’에서도 쉽게 이 등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70대라고 판단했다. 극중 주인공 덕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70대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70대의 행동들이 과거의 이야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20, 40대의 이야기가 완전히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노인 흉내를 내는 것은 캐릭터의 진정성을 무너뜨린다고 판단했다. 내면의 것들을 먼저 정리하고 행동이나 걸음걸이, 말투 등을 고민했다. 노인분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관찰을 많이 했다. 동영상을 찍어 연구도 많이 했다.” 이 말만 들어도 황정민이 배우로서 성공한 결정적 원동력이 연기력이고 그 연기력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연기는 진심과 가슴에서 나와야 하고 관객과 연기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를 해야 한다는 황정민의 말을 들으면서 영화 학자 리 봅커가 “위대한 배우는 캐릭터의 내적 확신(진심)과 지식을 셀룰로이드(필름) 장벽을 가로질러 관객 각자의 의식 속으로 직접 도달하게 하는 배우다”라고 적시한 것을 황정민이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영화 '부당거래' 스틸컷

황정민이 배우로서 성공한 원동력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그가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는 작업들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함께 협업을 해야만 한다. 주연만 잘한다고, 감독만 잘한다고, 작가만 잘한다고 성공할 수 없다. 감독의 연출, 작가의 시나리오, 배우의 연기, 그리고 스태프의 뒷받침이 어우러져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온다. 수많은 사람이 작업에 참여하는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에서 스타나 주연 연기자들이 문제를 일으켜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황정민은 “스태프가 차려 놓은 밥상을 먹기만 했다”는 겸손한 수상 소감에서 알 수 있듯 현장에서 동료 연기자 등과 협업을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자신을 죽이고 작품을 살리는 태도가 황정민의 배우로서 성공을 가져다준 중요한 비결이다.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의 성공은 황정민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할 정도다.

“‘국제시장’의 1000만 관객 돌파는 몹시 기쁘지만 이것이 다음 작품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연기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작품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고 말하는 황정민은 2015년 올 한해만도 ‘곡성’ ‘베테랑’ ‘히말라야’ ‘검사외전’ 등 4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배우로서 가장 바람직하게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관객과 소통하며 굳건한 성공시대를 다지고 있는 황정민의 배우로서의 꿈은 무엇일까. “60대 때 멜로를 찍고 싶다. 멜로를 하기 위해서는 잭 니콜슨처럼 잘 늙고 싶다.”

배국남 기자 knba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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