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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진정한 팔색조 연기 스타다! 왜? [배국남의 스타탐험]

[비즈엔터 배국남 기자]

(사진=장세영기자)

히말라야 등반 중 조난당해 숨진 후배 시신을 수습하기위한 과정을 담은 엄홍길대장의 감동 실화를 영화화한 ‘히말라야’ ,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나홍진 감독의 ‘곡성’, 그리고 강동원과 함께 출연하는 ‘검사외전’. 이들 4개의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2015년 관객과 만나거나 촬영에 돌입한 황정민의 주연 영화라는 점이다. 이들 영화는 황정민(45)이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정민은 그런 배우다.

“실감나지 않습니다. 관객에게 좋은 느낌을 전달하기위해 ‘국제시장’을 촬영하는 4개월 내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관객 분들에게 전달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합니다.”

영화 ‘국제시장’이 지난 1월 6일 화제와 논란 속에서 꿈의 흥행숫자인 1000만 관객 돌파하자 주연 황정민이 밝힌 소감이다. 올들어 첫 1000만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로 등극한 황정민의 소감을 들으면서 18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국제시장’이 개봉되기 전 만난 황정민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큰 예산의 영화는 처음이다. 흥행에 대해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관객이 극장 문을 나설 때 ‘재밌다’라는 말도 듣고 싶지만 ‘돈 안 아깝다’라는 말을 더 듣고 싶다. 내 몫은 이미 다 했다. 이제부터는 관객의 몫이다.”

세대와 이념에 따라 ‘국제시장’에 대한 반응과 평가, 의미부여는 크게 달랐지만 관객들과 전문가들이 20대부터 70대까지 연기를 한 황정민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역시 황정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직후 황정민은 흥행 부담 속에서 꿈의 흥행을 이뤄 흥분을 할만도 한데 의외로 차분했다.“운이 너무 좋아 좋은 작품과 스태프, 배우들 만나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온 것 같다. 얼떨결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다음 작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기는 스포츠처럼 기록을 경신하는 게 아니다. 1000만 관객 돌파가 너무 고맙고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흥분되지는 않는다.”

황정민은 그런 배우다. “‘국제시장’에서 노년 부분을 촬영하기위해 분장을 하고 어린 아들에게 영상 전화 했더니 몰라보더라”며 웃는 황정민의 모습에서 관객들이, 전문가들이, 감독‧연출가들이 ‘황정민=연기파 배우’이라는 등식을 인정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20대에서부터 70대까지 연기한 황정민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제시장’에서도 너무나 쉽게 이 등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70대라고 판단했다. 극중 주인공 덕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70대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70대의 행동들이 과거의 이야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20, 40대의 이야기가 완전히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노인 흉내를 내는 것은 캐릭터의 진정성을 무너뜨린다고 판단했다. 내면의 것들을 먼저 정리하고 행동이나 걸음걸이 말투 어조를 고민 했다. 노인분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관찰을 많이 했다. 동영상을 찍어 연구도 많이 했다.”이런 황정민의 노력이 1000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우리 아버지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다양한 인생을 표출하는 연기가 무작정 좋아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대학 재수할 때 1990년 영화‘장군의 아들’신인공모에 합격해 우미관 지배인 역으로 데뷔해 연기자로서 대중과 처음 만났다.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관객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특히 뮤지컬‘지하철 1호선’(1994년)은 황정민에게 대중적 존재감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의 기본과 자세를 일깨워준 작품이다. “워낙 오래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뮤지컬 데뷔작 ‘지하철 1호선’은 나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발성 등 연기의 기본부터 배우로서 지녀야할 태도까지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 자양분들이 지금의 황정민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극과 뮤지컬을 떠나 2000년대 접어들면서 영화에 전념했다. 오디션에 적극적으로 응하며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로드무비’(2002), ‘바람난 가족’(2003) ‘마지막 늑대’(2004) ‘너는 내운명’(2005) ‘사생결단’(2006)‘검은집’(2007),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 ‘오감도’(2009), ‘부당거래’(2010), ‘평양성’(2011), ‘댄싱퀸’(2012) ‘전설의 주먹’(2013) ‘국제시장’(2014) 등 2000년대 들어 매년 1~4편의 성격과 장르가 다른 영화에 출연하며 캐릭터와 연기력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나갔다. 그러면서 안성기 최민식·송강호 설경구 뒤를 잇는 연기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신세계' 스티컷)

황정민은 분명 다른 스타에 비해 다작을 하는 편이다. 2015년 을미년에도 황정민은 ‘곡성’‘베테랑’‘히말라야’등 4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재미있는 책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관객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라는 느낌과 판단이 서면 출연을 결정한다. 장르, 감독, 상대배우 보다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를 보고 출연을 결정하다보니 다른 배우보다 많이 한 것 같다. ”

이런 출연작 선택 이유 때문인지 황정민의 출연 작품의 성격이나 장르, 함께 한 배우들이 다른 스타들에 비해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황정민은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에도 잘 녹아드는 배우로 진화할 수 있었다. 황정민은 관객과 배우의 소통 부분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배우는 연기로 관객과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연기에 늘 고민해야하고 공부하고 깨우쳐야 한다.”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황정민은“진심”과 “가슴”이라고 했다. “진심이 없으면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울고 웃고 즐거워할 때 표정들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관객들은 그런 것들을 모두 다 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영화 학자 리 봅커가 “위대한 배우는 캐릭터의 내적 확신(진심)과 지식을 셀룰로이드(필름) 장벽을 가로질러 관객 각자의 의식 속으로 직접 도달하게 하는 배우다”라고 적시한 것을 황정민이 연기를 통해 실천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너는 내운명 스틸컷)

황정민은 40대인 요즘이 참 좋다고 했다. “30대에는 연기 잘해야 된다는 강박감 속에 경주마처럼 달렸다. 연기를 즐기지 못했다. 그때는 즐긴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하면 즐긴 게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이 훨씬 편하다. 이제는 내려놓고 연기를 즐기고 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더 즐겁다.”

대중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실제, 자연으로서의 모습도 보고 싶어 한다.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 시상식장이다. 황정민 성격과 실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상식장에서 밝힌 소감이다.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 군요. 항상 마음속에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 했는데 하나님께 제일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수많은 대중과 동료 배우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황정민의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이다. 황정민은 주연이지만 이렇듯 공동 작업을 하는 스태프에게 배려하고 감사할 줄 아는 배우다. 그런 따뜻함이 황정민의 삶과 연기에 오롯이 살아난다.

1000만 관객 돌파라는 영광을 누릴 틈도 없이 올해 개봉되는 영화 촬영에 여념이 없는 황정민에게 배우로서 목표는 뭐냐고 물었다. “60대 때 멜로를 찍고 싶다. 멜로를 하기위해서는 잭 니콜슨처럼 잘 늙고 싶다.”황정민에게서 돌아온 대답이다.

배국남 기자 knba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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