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못된 혀로 웃기는 장동민, 이홍렬에게 배우라[배국남의 직격탄]

[비즈엔터 배국남 기자]

▲사진=뉴시스

오랜만의 지상파TV 화면에 모습을 보였다. 반가웠다. 오랜만이라는 물리적 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웃음을 유발하는 태도와 자세 그리고 스타일 때문이다. 바로 중견 개그맨 이홍렬이다. 2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의 ‘전설의 MC’편에 출연한 이홍렬은 녹슬지 않은 입담과 재치로 시청자들에게 한바탕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요즘 쿡방, 먹방 신드롬이 한창인데 1990년대 요리 토크쇼 ‘이홍렬쇼’(1996~20001년)를 이끌며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이 생각난다. 이날 ‘해피투게더’ MC 유재석은 가장 어려웠던 게스트가 누구였냐는 질문을 하자 이홍렬은 “한석규였다. 약간 까다로웠던 게 있다. 대본을 보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많았다. 하지 말라고 하는 거 해서 좋을 게 뭐 있냐. 사실 그날 한 수 배운 날이다. 하지 말라는 거 하지 말고 잘 들어주자. 유능한 MC는 잘 들어주는 MC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맞장구 잘 쳐주고 얼굴 바라보고 웃어줬는데 아까 지가 하지 말라는 건 지가 다 하더라. 잘 들어주는 MC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홍렬의 대답을 들으면서 오랜만에 그가 개그맨으로서 철칙처럼 견지했던 웃음의 철학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돼 밝은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이홍렬의 가치 있는 웃음의 철학의 대척점에 서 있는 못된 그리고 독한 혀로 쓴 웃음을 짓게 하는 일부 예능인들도 떠올라 쓴 웃음도 나온다.

이홍렬은 어렸을 때 신문배달 하면서도 텔레비전에 나온 구봉서 서영춘 등 코미디언처럼 남들을 웃길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그리고 친구들이 대학으로 향할 때 그는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DJ를 했다. 업소에서 이름이 나자 1979년 TBC ‘달려라 청춘열차’ 게스트로 출연, 평소 꿈에 그리던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영11’ 에서 구성진 변사 역을 해내 시청자들에게 이홍렬이라는 이름 석자를 새겨 놓았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 ‘오늘은 좋은날’ 등에서 개그맨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프로그램을 이끄는 간판 스타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홍렬쇼’를 이끌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예능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홍렬은 뛰어난 그러나 꾸밈없는 입심과 자연스럽고 편안한 외모, 천진스러운 말과 행동, 다소 어눌하면서도 연륜이 묻어나는 재치로 웃음을 유발한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밝은 웃음을 짓는다.

▲재치와 밝은 입담으로 웃음을 주는 이홍렬.(사진=뉴시스)

그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사람으로 MC를 할 때에도 출연자에 대한 연구와 특유의 친밀감으로 인해 대부분의 출연자가 자신의 속내를 주저 없이 드러내놓게 한다. 한석규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홍렬이 데뷔 프로그램 ‘달려라 청춘열차’(1979년)에서부터 최근 진행하는 그리고 출연하는 프로그램까지 그가 견지했던 웃음의 원칙은 남을 욕보이고 무시하고 후벼 파며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의 웃음을 유발하는 멘트에는 막말과 독설 그리고 심지어 욕설이 없다. 이홍렬은 의외성과 순발력 그리고 재치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밝은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리고 “방송연예계는 오늘 인기 있다고 방심하면 내일은 추락한다”며 ‘이홍렬쇼’가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 고공비행을 하던 1998년 3월 방송 100회를 마치고 미국 LA로 공부를 하러 떠났다. 늘 그는 시청자와 대중을 신선하게 웃기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했다. 그래서 자신의 웃음의 재료가 떨어졌을 때에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엄청난 수입을 담보해주는 프로그램 출연마저 그만두고 공부를 했던 것이다.

이홍렬의 대척점에 선 예능인을 꼽으라면 장동민일 것이다. 장동민은 인터넷 방송에서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막말을 하고 여성에 대한 모욕과 심지어 삼풍백화점의 생존자까지 웃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행태를 보였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을 무시하고 아프게 하는 독설과 막말로 웃기려 한다. 또한 그가 웃기려고 행했던 막말과 욕설들이 문제가 돼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 하차를 요구해도 형식적인 사과로 일관하며 배째라식으로 방송 출연을 강행하고 있다.

장동민을 비롯한 못된 혀로 남을 아프게 하며 웃기려는 독설과 막말로 일관하는 일부 예능인들은 이홍렬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웃음의 철학과 대중에 대한 태도, 방송인으로 가져야할 자세를 배웠으면 한다

배국남 기자 knbae@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