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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정현민 작가표 명장면 명대사 '공감'

[비즈엔터 이꽃들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 제작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가 5일 5.3%(닐슨 코리아 제공)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그간의 명장면과 명대사가 화제다.

△ 정치인들 반성하세요! 일갈! ‘왜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착한 국민들로 살았던 시청자들에게 진상필(정재영 분)은 처음부터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대사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극중 법정에 선 진상필은 대한민국 법을 ‘호떡’에 비유하며 “호떡 구울 때도 한번만 뒤집지 두 번은 안 뒤집거든요! 대한민국 법이 호떡만도 못 합니까”, “법을 개떡 같이 만드니까 판사들이 호떡 같이 뒤집는 겁니다”라는 말로 약자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후 국회의원이 된 진상필은 “나 공부하라고 국민들이 월급 주는 거 아니잖아요. 당장 뭐라두 하라구 월급 주는 겁니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로 국민정서를 대변하며 게으름 피우는 의원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또 제대로 된 정책검토는 뒷전이고 야합을 일삼는 구태에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놔둘거면 여당 의원은 뭐하러 뽑습니까! 여당의원은 국회의원 아닙니까? 국민의 대표 아니냐”고 일갈하는가 하면 “무슨 당요? 봉숭아 학당요 맹구세요?“, ”내가 친청계의 허수아비면 당신은 반청계의 아바타냐? 영화 아바타 보셨어요? 못 봤겠지 아주 접대받고 쳐 노시느라고“라는 말로 당과 계파의 이익만을 쫓는 비정상적인 정치행태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아울러, “정치인의 말에는 소신 이외에 하나가 더 담겨 있어야 합니다. 타협을 위해 남겨두는 여백. 자신이 남겨둔 여백의 어딘가에서 상대방의 여백과 만나는 것 그것이 정칩니다”는 대사는 때론 비겁한 타협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씁쓸한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 좌절과 아픔으로 신음하는 국민들 “더 이상 발 디딜 데가 없어서...”

‘대본에 피를 발라놓은 것 같다’는 백도현 역의 장현성의 말처럼 울컥하게 만들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우린 사과도 모자라서 맨날 빌고 삽니다! 빚쟁이한테 빌고! 전기, 수도 끊지 말아달라고 빌고! 이혼하자는 마누라한테 빌고! 공납금 달라는 애새끼 앞에서 빈다고요!"라는 진상필의 한 맺힌 고백은 노동자들의 좌절된 현실을 그렸다. 또,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 빌어먹을 해고, 그거 한번 당해보는 게 소원“이라는 김규환(옥택연 분)의 씁쓸한 자조는 희망을 잃어버린 이 시대 청년들의 자화상을 담아냈다.

특히 “크레인에 떼를 쓰러 올라갔다구? 그 사람이 거기까지 올라간 진짜 이유는…땅바닥에선 더 이상 발 디딜데가 없었기 때문이야”라는 김규환의 피맺힌 절규는 “그 지옥 같은 세상을 신이 아닌 인간의 힘으로 구원하려고 만들어진게 정칩니다”라는 최인경(송윤아 분)의 대사와 호응하며 사람 우습게 보는 정치로 빚어진 비극은 사람을 공경하는 올바른 정치로만 바로잡을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 정치인들의 희로애락 “정치, 그렇게 만만한 것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셈블리’는 끊임없이 현실정치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엿보였다.

최인경은 김동식이(조재현 분) 국회의원 금배지를 무소불위의 ‘완장’이라고 표현하자 “완장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라는 상징”이라고 정정했고 각종 드라마에서 음모의 온상으로 그려지면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청와대에 대해서는 “BH는 블루하우스지 비닐하우스가 아닙니다”라며 무조건적인 정치혐오와 비난에 대해서는 경계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정확히 꿰뚫어보는 대사들도 화제를 모았다. 백도현은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지”라는 말로 자신이 이미 권력의 노예가 됐음을 자백했고 박춘섭(박영규 분)은 그런 백도현에게 “소신은 꺾으라고 있는 것”이라며 운동권에서 개혁보수로 변절한 그의 과거를 들먹였다. 그것은 본인의 말처럼 “인간이 권력과 사귀는 방식”이었고 그가 정치와 살아온 방식이었다. 결국 그는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구 정치”라는 대사로 한 번의 비겁한 선택이 결국 그를 정도에서 벗어난 정치꾼으로 만들었음을 반증했다.

그런가 하면 국회의원들만이 아닌 보좌진들의 세계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서동재(서현철 분) 보좌관은 인턴을 교육시키며 “비서는 눈과 귀가 없다. 비서는 의원실에서 보고 들은 것을 함부로 출력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최인경은 이에 덧붙여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이다. 보좌진은 그 위험한 길에서 올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사람”이라며 보좌진들의 전문성과 고충을 함께 전달했다.

‘어셈블리’는 국회의원이 된 용접공의 정치입문기를 담은 1막에 이어 본격적인 정치대결이 펼쳐질 2막을 앞두고 있다. ‘계파는 예쁜 장미꽃에 붙은 가시’라는 최인경의 경고처럼 살생부에 오른 진상필은 토사구팽 당할 위기에 처했다. 공천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상필이 백도현과 맞붙는다면 패배는 자명한 일. 하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비스마르크의 말처럼 진상필이 백도현에게 이길 수 있는 가능성도 0%는 아니다. ‘어셈블리’ 2막에서는 진상필과 백도현의 본격적인 맞대결로 극중 분열과 갈등의 진폭이 더욱 커지며 또 다른 명대사와 명장면의 탄생을 예감케하고 있다.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이꽃들 기자 flowersl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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