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배국남 기자]

(사진=SBS)

예능 대세라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출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창태 SBS예능국장이 “후발주자로서 식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분명 우리 프로그램만의 신선한 재미가 있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먹방과 쿡방 프로그램의 창조적 혼합이 아닌 짜깁기 수준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요즘 ‘TV 맛집’ ‘한식대첩’ 등 방송되고 있는 먹방과 쿡방의 프로그램 몇 개를 혼합해 놓으면 ‘3대 천왕’이 구성된다. 21일 첫 방송된 ‘3대 천왕’은 새로움도 재미 포인트도 없는 음식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포맷은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특정 요리의 대박 맛 집 3곳을 찾아 음식을 먹고 음식의 특징과 요리의 특성을 알려준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요리사들을 초대해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방청객 심사단이 시식을 한 뒤 1등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중간에 김준현의 시식 먹방이 장황하게 전개되고 백종원의 음식 해설과 이휘재의 진행 멘트가 더해진다.

‘3대 천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 쿡방이나 먹방과 차별화된 요소가 없는 진부한 포맷이다. 기존의 쿡방과 먹방을 혼합해 놓은 프로그램이라고 할수 있다. 제작진은 기획의도에서 ‘쿡방계의 <복면가왕>을 꿈꾼다’고 했다. ‘쉐프가 아니어도, 최고급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최고의 맛을 위해 평생을 바친 요리 장인들의 땀 맺힌 명승부! 편견 없는 맛 대결!!’ 라는 부연설명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복면가왕’은 선입견과 편견으로 제대로 파악 못한 가수(연예인)에 대한 가창력에 의미부여를 시도해 본질을 바라보게 하는 쾌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3대 천왕’에 소개된 음식과 요리 장인에 대해 사람들은 편견이 없다. 왜냐하면 시청자 대부분이 정보가 없고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전도 편견 깨는 시원함도 ‘3대 천왕’에는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백종원의 활용의 방향이 잘못됐다. 백종원은 음식을 만들면서 소통하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로, 의미로, 그리고 몰입하는 요소로 작용해 예능 대세가 됐다. ‘3대 천왕’에서는 백종원은 먹방과 요리 만드는 과정에서 요리해설을 한다. 요리하면서 역동적인 의사소통은 좀처럼 볼 수 없다. 제3자적 시선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3대 천왕’은 포맷의 진부함과 백종원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재미를 상실한 프로그램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