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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없는 'K팝스타', 한국 오디션 맞나 [유혜은의 롤러코스터]

[비즈엔터 유혜은 기자]

(SBS)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이 13일 드디어 막을 내렸다. 최종 우승의 영광은 가수의 꿈을 찾아 미국에서 온 22살 청년 버나드박에게 돌아갔다.

이날 결승전에서 버나드박은 미션곡으로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자유곡으로 알 켈리의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를 열창했다. 버나드박에 맞선 샘김은 빅뱅의 ‘거짓말’과 스팅의 ‘잉글리시맨 인 뉴욕(Englishman In New York)’을 불렀다.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선곡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요 대신 팝송을 택했다.

생방송에서 버나드박이 가요를 선택한 것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한국말로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기 버거운 그에게 가요는 너무도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가요를 불렀을 때 심사위원들의 평가 역시 좋지 못했다.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유리한 팝송을 골라야만 했다.

버나드박 뿐만이 아니다. 준우승자인 샘김은 물론, 수많은 참가자들이 가요 대신 팝송을 선곡했다. 특히 본선 1라운드 탤런트 오디션 때는 26팀 중 무려 16팀이 팝송을 골랐다. 마룬파이브, 비욘세, 에이미와인하우스 등 온갖 팝스타들의 노래가 쏟아졌다. 해외에서 온 참가자뿐만 아니라 ‘순수 국내파’ 참가자들조차 가요보다는 팝송을 선호했다.

‘K팝스타’의 팝송 편중 현상은 그간 여러 차례 지적됐다. 최고의 K팝 아티스트가 될 재목을 뽑는다는 기획의도와 달리 ‘K팝스타’에서는 매 시즌마다 팝송이 울려 퍼졌다. 시청자들 역시 K팝 없는 ‘K팝스타3’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K팝스타’ 게시판을 통해 “팝송이 더 익숙하고 자신 있다면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가면 된다”고 일침하며 “한국에서 활동할 가수를 뽑는다더니 매번 팝송만 불러서야 되겠느냐”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이는 해외파 참가자들에 대한 적대감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말이 익숙지 않다는 약점을 팝송으로 덮어버리려는 꼼수 때문이다. 약점을 극복하는 대신 감추려고 하는 시도가 냉정한 시청자들의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가요에서 매번 혹평 받았던 버나드박의 우승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도 지나친 팝송 선곡에 대한 거부 반응이다.

한 곡의 노래가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탁월한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사를 음미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랑을 받는 가요에는 진한 우리네 정서가 녹아 있다.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 정서를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참가자를 보길 원하는 것이 과연 시청자들의 욕심일까.

‘K팝스타’는 이제 시즌 4를 기약했다. 시즌 4에서도 가요 대신 팝송이 주를 이룬다면 더 이상 ‘K팝스타’란 문패를 달고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진정한 K팝의 스타를 찾길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 가요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유혜은 기자 Eun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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