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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노무현, 1000만 대중이 원한 리더십은? [최두선의 나비효과]

[비즈엔터 최두선 기자]

▲'명량' 이순신 장군 역의 최민식(왼)-'변호인' 송우석 변호사 역의 송강호(사진 = CJ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명량’이 한국 문화계에 진한 족적을 남겼다. 개봉 26일 째 달성한 기록은 누적 관객 수 1600만 관객 돌파.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승승장구 소식에 영화계에서 제기된 2000만 관객 돌파도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하나의 영화를 넘어 사회 신드롬으로 자리매김한 ‘명량’의 배경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있다. 영화의 스토리, 임진왜란 해상 전투를 재현한 CG, 기승전결의 내용 전개와 반전 등 영화의 흥행요소에 대해 논할 요소는 많지만 전란의 시대 뛰어난 리더십으로 국란을 극복했던 이순신 장군의 영화라는 점은 관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고취를 자아내는데 결정적 요소였다.

무엇보다 단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왜군에 승리한 명량해전의 기적 같은 역사적 사실은 세월호 참사, 군 폭행 사건 등으로 불거진 불안한 사회 현실 속에서 ‘드라마’를 원하는 대중에 깊은 울림으로 작용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 투쟁에도 외면하는 리더십, 가혹행위로 목숨을 잃고 수많은 장병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도 감추기에 급급한 군의 리더십, 각종 안전사고에도 탁상행정만을 고집하고 있는 리더십 등 ‘타락한’ 현 시대 리더십에 대한 욕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백성을 충(忠)의 대상으로 보았던 이순신 장군을 향해 있다.

지난 1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대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변호인’. 이 영화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하는 점을 공표해 개봉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80년대 인권을 무시한 부정부패와 비리, 그 안에서 고통 받는 서민의 모습은 왠지 현재의 우리들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노무현을 모티브로 했지만 그의 성공이 아닌 정치색을 배제한 시대적 휴먼 스토리의 부각은 ‘변호인’의 흥행을 가능케 했다.

‘변호인’의 흥행 성공 후 누구도 이 영화를 노무현의 영화로 보지 않았다. 영화의 메시지는 상식에 주목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중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그리고 각종 사건사고와 만연하는 부정부패 속에서 ‘변호인’의 리더십을 원했다.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부림사건의 부당함을 외치던 송우석(송강호) 변호사의 리더십을 지금 우리 시대의 지도자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에서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따라야 하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에 있다”고 단언했고, 승산이 없다며 목숨을 거두어 달라는 장수에게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 이니라”며 호통을 친다. 송우석 변호사는 ‘변호인’에서 “이런 게 어디 있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상식을 주장했고,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고 외쳤다.

어쩌면 2014년 1000만 관객을 넘은 단 두 개의 한국영화 ‘명량’과 ‘변호인’이 일으킨 신드롬은 대한민국이 바라는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투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충남 태안 해병대 캠프에서 죽은 고교생들, 겨울 경주에서 참변을 당한 새내기 대학생들, 세월호 참사와 임 병장의 총기난사, 집단구타로 숨진 윤 일병. 지금 이 시간에도 소중한 생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에 대한 반성, 유가족들의 슬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메아리 치고 있다.

정치 지도자나 지도층 인사들이 왜 수많은 국민이 ‘명량’과 ‘변호인’에 열광했는지를 반문할때다. 그리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야할때다.

최두선 기자 s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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