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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왜 위대한 배우라 평가할까 [배국남의 스타탐험]

[비즈엔터 배국남 기자]꼼수 대신 연기에 모든 걸 거는 스타: 최민식은 어떤 배우일까?

(사진=영화 명량 스틸컷)

“호불호가 갈렸지만 ‘명량’은 저에게 뜻 깊은 영화인건 분명하다. 미천한 몸뚱아리와 생각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좌절함을 맛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공부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일은 정말 끝이 없다. 엄청난 중압감에 다시 시달리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더욱 더 감사하다.”26일 열린 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최민식의 소감이다. 그 소감을 듣자 마자 떠오르는 것은 지난해 8월10일. 이날 한국영화사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이 신기록의 주역이 바로 최민식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일일관객, 개봉일 관객 등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개봉 12일이라는 최단기간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그리고 8월15일 1,301만의 ‘괴물’을 제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오르더니 개봉 18일만인 8월16일 1,362만의‘아바타’를 누르고 역대 개봉작 흥행 1위를 차지하는 경이적인 흥행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명량’은 17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웠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용기와 신념, 그리고 그분께서 오늘날의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해주신 관객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12척의 배로 333척의 왜군을 패퇴시킨 이순신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명량’주연으로 영화의 전면에 나서 흥행을 이끈 최민식(52)의 1,000만 관객 돌파에 대한 감사 소감이다.

그의 소감을 들으면서 제작보고회, 시사회, 그리고 인터뷰에서 “‘명량’의 이순신 장군 캐스팅 제의를 받고 고생길이 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순신 장군은 신화와 같은 존재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됐다. 그런 위대한 분을 연기한다는 자체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너무 힘들 것 같아 처음 거절했는데 김한민 감독 제의에 절절한 진정성을 봤다. 그래서 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게 됐다”라고 밝힌 최민식의 출연에 대한 심경이 떠올랐다. 그리고 “‘올드 보이’처럼 허구의 인물을 연기할 땐 상상력을 발휘해 자유롭게 연기했는데 이순신 장군은 실재니까 그게 잘 안 됐다. 실제로 그분은 어떻게 말을 했고, 눈빛은 어땠는지를 알 길이 없으니 정말 막막하고 난감했다. ‘난중일기’를 수없이 읽고 그분에 대한 책을 읽었지만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도 이렇게 완벽한 인간이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연기하고 나서도 개운치 않았다. 이런 경험은 연기를 시작한 이래 처음 이었다”는 최민식이 털어놓은 이순신 장군 연기의 어려움도 상기됐다.

전문가와 관객들 사이에‘명량’의 영화적 완성도와 평가에 대한 견해는 분분 하고 이에 대한 논란은 거세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적인 시선이 있다. 바로 이순신역을 연기한 최민식의 연기가 스크린 너머 관객의 가슴에 감동의 파장을 일으켰고 영화의 흥행돌풍을 이끌었다는 사실 말이다.

국민의 영원한 위인이자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것에 대해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정말 노심초사했다는 최민식의 말에 관객들은 한결같이 “최민식 이기에 ‘명량’의 이순신이 살아 움직였고 이순신 장군의 진정성과 생명력이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 최민식이기에 스크린 위에 4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이순신 장군의 존재의미와 그의 숨결을 살려낸 것이다. ‘명량’김한민 감독은 “최민식의 연기와 나이, 내공을 봤을 때 이순신역에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 최민식 이기에 이순신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었다. 최민식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민식은 연극무대를 통해 연기자로 첫발을 뗀 뒤 지난 1988년 영화 ‘수증기’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 2014년 ‘명량’에 이르기까지 30여년간, 연극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대중의 가슴에 때로는 의미의 파장을, 때로는 감동의 파도를 일으켰다.

분명 그는 시대가 원하는 화려한 스타는 아니다. 더더욱 대중 그것도 젊은이들이 열렬히 환호하며 강력한 팬덤을 보이는 강동원, 원빈, 장동건 같은 톱스타는 아니다. 그는 서서히 그리고 굳건하게 자신만의 연기영역을 구축하며 강렬한 연기력으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민식표 연기 스타일을 표출해 대중이, 역사가 기억할 배우로 자리 잡은 연기자다.

고교시절 연기자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연극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에 진출해 활동영역을 넓혔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계절’에서 남성성이 강한 꾸숑으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심었고 1994년 ‘서울의 달’에선 순박한 시골 청년역으로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몇 편의 드라마로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얻었지만, 최민식은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고 대중의 환호를 폭발적으로 이끌어내는 스타는 아니었다.

영화‘넘버3’‘조용한 가족’‘쉬리’등을 거치며 영화배우로서 그만의 연기자로서의 성을 굳건하게 쌓아나갔다. 그리고 ‘해피엔드’‘취화선’‘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범죄와의 전쟁’‘신세계’‘명량’까지 일상성과 강렬함의 극단을 오가는 최민식표 선 굵은 연기의 문양을 드러내며 대중이 진정으로 인정하는 연기자가 됐고 한국 영화사에 연기자 최민식의 이름 석자를 강렬하게 새기게 됐다.

최민식 하면 관객과 시청자가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조건반사적으로 따라 붙는다. 최민식이 그만큼 캐릭터 창출력과 연기력이 빼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라마 극본이나 영화 시나리오가 나오면 감독이나 연출자와 수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연구한다. 감독과 PD와의 오랜 대화와 나름의 고민과 해석을 통해 캐릭터를 조형하고 구축한다. 적당한 흉내나 잔재주 부리지 않고 캐릭터를 진심을 갖고 연기한다. 캐릭터에 진정성을 부여해야한다. 느끼지 않으면 캐릭터를 만들 수 없다.” 최민식이 말하는 캐릭터 표출 방식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다.

(사진=영화 파이란 스틸컷)

연기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감동을, 그리고 분노를 드러내게 하는 최민식표 연기의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뭔가를 진짜 느꼈을 때의 느낌과 감정을 연기에 살려내는 것이다. 연기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연기의 테크닉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 한다.진심과 진정성이 연기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이 나의 연기의 진정한 교본이다. 사람의 진짜 모습이 연기자 최민식을 절망하게 하기도 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하기도 한다.”

그런 최민식 이기에 “‘명량’의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면서 진짜 그 분의 눈빛, 목소리, 심정이 어땠을지 알고 싶었다. 정말 노력했지만 알아내지 못했다. 처음부터 알 수 없는 일 이었다”라는 이순신장군 연기의 어려움과 고통, 절망을 토로한 것이다. 이러한 최민식의 이순신 장군의 연기에 대한 절망과 고통이 바로 관객의 가슴에 감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최민식이 맡은 캐릭터는 최민식이 아니면 대체불가인 상황을 연출한다”고 말한 것이다.

최민식표 연기의 원동력이 천부적인 끼 그리고 천재성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에 대해 최민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난 한 번도 영화든 드라마든 촬영장에 늦게 간적이 없다. 현장에 먼저 나가 감독과 스태프들과 인사도 나누고 현장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파악한다. 연기의 동선도 살펴본다. 촬영이 시작되면 곧바로 연기할 수 있도록 그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연습 한다.”천부적인 끼도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빛을 발할 수 없는 것이다.

선 굵은 연기나 강렬한 캐릭터 그리고 TV를 비롯한 대중매체를 통해 보이는 말투와 이미지, 스크린쿼터 반대시위 등의 언행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제 최민식은 거칠 것 같고 강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성격에 하자가 많은 사람이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여린 구석도 있고 마초적 기질도 있다”는 최민식은 거침없지만 꼼수나 잔머리를 쓰지 않는다. 그래서 뒤끝 없고 시원하다.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최민식, 그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자존감이 있는 배우라고 했다. 그는 말한다. 늙어서도 폼 나게 연기하고 싶다고. 자신이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연기자의 삶을 욕되지 않게 자존심을 지키며 연기를 오래하고 싶단다.

‘명량’ 등 최민식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본 관객과 시청자들은 인정할 것이다. “최민식은 우리시대의 위대한 배우”라는 사실을.

배국남 기자 knba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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