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맹선미 기자]
17일 방송되는 KBS1 '동물극장 단짝'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노부부의 활기찬 인생을 만나본다.
경기도 포천시, 어미 새가 둥지를 만들어놓은 것처럼 아늑하게 생겼다 해서 ‘조(鳥)침(寢)리’라고 불리는 마을. 그곳엔 16년 전 귀농해 손수 농장을 가꾸며 사는 남경희(65), 경연숙(61) 부부가 있다. 1만6천㎡(약 5천 평) 대지에 정성껏 심어놓은 나무만 130여종, 그리고 농장 곳곳을 누비는 60여 마리의 동물 식구들 덕에 365일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서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20년 동안 단 5일만 문을 닫았을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경희 씨 부부. 이들이 포천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건 아프리카 여행 때문이었다. 아프리카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로 사진촬영여행을 떠났던 경희 씨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밝게 웃는 원주민들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그 후로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인생 후반전의 노선을 과감하게 바꿨다.
경희 씨에게 반려견 행복이가 있다면, 아내 연숙 씨에겐 고양이들이 있다. 마당에서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하고 유산양의 젖을 데워 먹여 키웠을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고양이가 바로 윙키와 솔이, 복이, 은행이. 따뜻한 마음이 통했는지 연숙 씨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다니는 껌딱지가 됐다. 점점 활동량이 많아지는 고양이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경희 씨. 통 크게 정자 하나를 캣타워로 꾸며주기로 했다. 낡은 항아리로 숨숨집을 만들고, 안 쓰는 사다리로 다리를 놓아주니 근사한 놀이터가 완성됐다.
농장 가꾸랴 동물 돌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부부에게도 휴식시간이 찾아왔다. 소나무 정원 한가운데 서 있는 트리하우스에 올라가 16년 간 일궈온 농장을 내려다보면 이보다 더 완벽한 파라다이스가 없다.